. 내 나이랑 똑같은 녀석. 그래서 더 정이 가는 이 녀석.
. 옛날에 타임제로 필름으로 메니플 한다고 열심히 필름을 긁었었는데. 이제는 할수도 없다.
. t700도 이제 거의 안보인다. 거의 3배가 뛰었다.
. 냉장고에 겨우 한 박스 있는데, 월급 받자 마자 바로 사야겠다.
. 홀가팩이 나왔다. 몇년 전에 몇명의 사람들이 시도하더니 그게 제품으로까지 나왔다.
. 옛날에 막 물어볼때는 대답도 안해주더니 그래도 꽤 비싸다.
. 돈 모아서 까망이 살라구 했는데 ㅠ.ㅠ. 필름이 먼저일듯.
. 40만원. ㅠ.ㅠ. 똑딱이 한대값이네 ㅠ.ㅠ. 필름은 후지를 쓴다고 해서 다행이지만.
. 난 어떤 카메라보다 폴라가 좋다. 특히 sx-70은 느낌이 좋다. 후지와 다른 느낌.
. 엊그제 필름이 너무 오래 되기도 했고, 필터를 뭐 써야 하는지도 잊어버린 상태에서
. 몇 장 찍은 까망이가 그나마 상태가 아주 나쁘지 않아 다행이다.
. 하늘 찍은 거랑은 완전 엉망이라 좀 속상.
. 폴라로이드 필름은 살아있는 필름이다.
. 시간이 가면 서서히 변한다.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사람들이 변하는 것처럼 그렇게.
. 그 한장안에 시간과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 스캔을 한다면야 또다른 복제가 나올수 있겠지만.
. 어찌되었던 원본의 아우라는 가지고 있다.
. 정말 좋아하는 이유는
. 그 찍는 순간만은 절대 건성으로 찍지 않는다는 것.
. 그냥 누르지 않는다는 것. 마음을 주면서 찍는 것.
. 처음에 찍을 때 얼마나 떨었는지. 후훗.
. 디지탈은 지우면되고, 또 다시 찍고 반복할 수 있다.
. 이녀석은 그렇지 못하다. 내가 실수하면 실수한대로 보여준다.
. 디카처럼 잘 찍힌 녀석만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 못나면 못난대로 다 그대로 존재가 남아있다.
. 그래서 그런지 찍혀진 사진은 뇌리에 떠나질 않지만
. 디카로 찍은 사진은 내가 찍었는지 어쩐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 그냥 손가는 대로, 눈가는 대로 찍었기 때문일까?
. 머릿속에 있는 구도대로? 마음없이?
. 거리를 지날때 만나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잠깐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 그리고 마음에 꽉 박히는 사람들. 이게 비교가 될지 모르겠다.
.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하는데.
. 난 너무 그렇지 못하다는게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 상처 받을까 겁나고, 실수연발 창피해서 속상하고.
. 요사이는 모든 게 겁이 나서 도망갈까 이런 잡다한 생각들이 많아졌다.
. 나이값도 못하고 바보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