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은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나고 있다.
자꾸만 새해 첫날 본 죽은 비둘기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 일까?
신경써야 하는 일들이 계속 생기고 있다.

남한테 싫은 소리도 잘 안할뿐더러 상관도 별로 안하는 방임주의자라고 할까?
작업실에서 이래저래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작업실안에서 커플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
밤샘을 많이 하는 나는 좀 당황스럽고 있다.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나, 작업을 해야 하는 나는 자꾸 눈치를 보게 된다.

결국 노트북을 싸들고 오늘 또다른 작업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래도 8-9년은 홍대서 있었는데, 이제는 홍대가 지겨워지기도 시작했다.
예전에 학교 다닐때, 과가 과인지라 남자까지도 염색을 많이 해서
검정색 머리가 없었다. 그래서 난 검정색 머리를 고수했는데
지금의 홍대가 그렇다. 그래서 너무 질린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회사근처로 옮기기로 했다. 아침잠도 많고, 지각하면 거의 죽음이라서.
곧 봄이 올 준비를 하기로. 삼청동, 정독도서관, 그 길들을 다니면 참 기분이 좋다.
그런데 너무 비쌌다. 결국 고시원으로 들어간다. 그래도 25만원이면 완전 거금이다.

공부도 해야하고, 작업도 해야하고, 어쩔수 없기에 편안한 삶은 포기.
고민중이다. 방통대 원서를 넣을지 말지도.
공부라고 하면 공부고 아니면 아닌 것인데, 인간에 대한 호기심은 계속 날 끌어 당긴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남들보다 잘하는것이 한개씩은 있다고 하셨다.
아주 하찮은 것이라도. 남들보다 관심가지는 것이 있다고 지고 싶지 않은 것이 있다고
하루아침에 아는 것은 아니겠지만, 내가 관심있는 것은 책이다.

나의 고향은 전주이고, 종이가 유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난 유난히 지역색을 많이 가지고 있는 듯하다.
맛있는 음식 먹는 것도 좋아하고, 해금을 좋아하는 이유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것 같다.
종이에 관한 여러가지들도 좋아한다.종이라면 다 좋아하고, 오리가미도, 수제종이도, 지공예도,
문자도 좋아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많던 유럽의 도시중 마인츠를 갔다. 활자를 보고 싶다고.
이유는 단한가지. 활자였다. 그 조그만 도시에 뭐 볼것이 있다고.

결국 종이와 활자가 만나는 지점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언어에 대한 중요성을 몰랐는데, 시네피앙과 시네피에.
상징과 기호, 책은 너무나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고
그래서 그런지 공부해야 하는 것이 많다.

책은 사람같다. 터치가 없으면 자신을 보여주지 않는다.
파이의 한겹 한겹속에 공기를 가지는 것처럼 책의 한장 한장 속에 시간을 담고 있다.
그래도 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그것으로 즐거워하니.
국악원 근처 고시원에 나의 작업실을 마련했고, 이제는 매일 해금연습할수 있을 거 같다.
쪽방이라 좀 답답하긴 하겠다. ㅠ.ㅠ. 삼청동은 너무 비쌌고, 난 돈이 없으며, 나는 떠날거니까.

봄이 되면 창덕궁에 많은 모습이 보일 것이다.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일요일은 정독 도서관에 가서
책도 보고, 공부도 하고, 자판기 커피도 한잔. 생각만 해도 행복해~~~

그나마 기쁜 소식은 내가 주진행한 작업이 우리 회사에서 처음으로 사업에 되었다는 것.
일이 조금 많겠지만, 그래도 그 소식을 듣게 되서 기분이 좋았다.
다들 이 사업에 입찰했었는데. 나름 기쁘다.
내일은 짐 옮기고, 어서 봄이 오면 좋겠다.

쌈지길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리사이클링 샵에서 몇개봤는데, 너무 비싸다.
리사이클링이면서, 그래도 이쁘다. 남친 생기면 사달라고 조르고 싶다는 생각을 첨 해봤다.
<타인의 삶> 하이퍼텍 나다에서 난 이상한 영화본다고 워낙 욕을 많이 먹어서 주저하다가 간만에
윤주한테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는데. 다행히 욕 안먹고 술얻어먹었다.
사실 남들과 영화를 보면 좀 부담스럽다. 아무리 친해도. 서로의 취향이 다르기때문에.
1월1일 시네큐브에서 <일루미타나> 보았음. 파레르곤.

새해 뭐했어요?
영화봤어요.
무슨 영화?
저.. 그게....

사실 특별한 거 아닌데. 참 이야기 하자니 뻘쭘하고, 귀찮고.
이래서 난 영화 혼자 본다. 오늘은 윤주랑 같이.

2월2일 <쥴엔짐>. 영화 스케쥴 잡기 넘 힘들다. 아 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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